4대개혁 입법의 실패를 고려할 때,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첫째, '어젠다 세팅'이 가장 중요하다. 구야권-진보-운동권 출신이 관심 있는 어젠다가 아니라 국민들이 관심 있는 어젠다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핵심은 '불평등'과 '저성장'이다. 현재 '검찰개혁'은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이다. 둘째, '반대파, 다수자연합'이 아니라 '개혁파, 다수자연합'을 만들어야만 개혁을 성공한다. 사회운동 세력은 51%를 중시여기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법과 제도를 다루는 수권 정당은 개혁을 지향하되, 항상 51%를 유념해야 한다. 셋째,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쟁점'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합의하고 다음 의제로 넘어가야 한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인터뷰 직후 '거침없이 질문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는 본질보다 시중 루머를 중심으로 오로지 박근혜 대통령의 변명을 포장하고 옹호하는 자리에 불과했습니다. 정규재 주필은 '청와대에서 굿을 했느냐?' '정유라가 대통령의 딸이냐' '정윤회와 밀회를 했느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연히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루머 등에 '끔찍한 거짓말, 저질스런 거짓말'이라고 답했습니다. 거침없이 돌직구를 날렸다고 했지만, 이런 식의 시중 루머를 계속 물어보는 것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본질을 훼손합니다. 10%의 진실을 섞어 90%의 거짓을 진실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보입니다.
우리는 영혼 없는 공무원, 직무유기 국가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헬조선 관련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에 사는 게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 1위가 '정부 불신'(46%)입니다. 이런 점에서 세월호, 메르스, 가습기살균제, 현대자동차 안전 문제 등이 일맥상통합니다. 공익을 위한 정부의 규율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면서 더욱 약화되고 심지어 타락했습니다. 공적 규율을 회복하고 공무원들에게 영혼을 재장착하려면 노무현 정부가 아니라 박정희 정부를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이때 '선진화'의 의미를 단순한 경제성장이 아니라 안전, 공정함, 삶의 질과 같은 새로운 가치로 재정의하는 일종의 사상운동이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입니다.